2017년 12월 16일 토요일

분노와 무기력 (심리학 글 절대 아님)

나를 가장 괴롭히는 두 가지가 있다. 바로 '분노'와 '무기력'이다.

어째서 분노와 무기력은 항상 짝을지어 다니는걸까? 언뜻 보면 정말 어울리지 않는 콤비같아 보인다. 분노를 하는 데에는 엄청난 에너지를 쏟아야 하고, 무기력은 그야말로 에너지가 텅 빈 사람들이나 하는 것이 아니던가? 그런데 이상하게, 분노와 무기력은, 나의 것 뿐만이 아닌 다른사람들의 경우에도 같이 발현되는 것을 자주 본다.

나는 심리학자가 아니라 어떠한 명쾌한 설명도 할 수 없다. 그래서 어쩌면 나는 심리학을 공부하는 것을 이번 년도 하나의 목표로서 설정했는지도 모른다. 물론 연애를 하기 위해, 이성의 마음을 알기 위해서가 9.5할이다만. (물론 지금은 포기 - 적어도 꽤나 다음으로 미루었다.)

각설하고,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으로, 분노와 박탈감은 같은 부모를 갖고있다고 생각한다. 바로 '박탈감'이다.



개인적이든 사회적이든 우리가 만나는 대부분의 분노는 상대적 박탈감에서 나온다. 예를들면, '

아 저 A형은 얼굴도 잘생기고 그래서 어려서부터 여자 만날 기회도 많아서 잘 만나는데 나는 어릴 적 부터 여자랑 말도 잘 안하고 뚱뚱했기 때문에 지금까지도 피해를 보고있다, 쉬익쉬익' 

이라던지, '

저 B라는 자식은 태어나길 금수저를 쳐 물고 태어나서 아무 것도 안해도 돈이 남아나고, '자신을 찾고 싶으면 세계일주를 해보세요~' 라던지, '앞푸닉가 청춘이지 힐린' 해쥬까?' 같은 헛소리를 한다, 쉬익쉬익'

같은 것들. 이는 마냥 극단적이지도 않은, 주변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논리들이다. 내가 바로 이런 생각을 하며 살아왔다.


무기력역시 마찬가지다. 이런 것에 분노하고, 쓸 데 없이 자존심이 세고, 실패를 두려워하는 사람들은 (=나는) 뭘 하나 하더라도 남들보다 못하면 괜히 가오가 상하고 기분잡친다. 그래서 용기내서 뭐 하나 시도해봤다가, 곧 남들보다 내가 못하다는 사실을 알게되면, 연습해서 실력을 늘릴 생각을 하기 전에 위에서 본 분노와 함께 이내 쉽게 포기하게 된다. 이를테면

'나는 나름 잘 해준다고 몰래 티슈도 챙겨주고, 물도 따라주고, 길도 비켜주고, 안부문자도 했는데 반응이 시큰둥하네? 그래 그럼 꺼져. 나도 너 싫어 흥.'

혹은

'나는 볼링을 존나 아무리 공을 굴려도 0점만 나는데 쟤네는 뭐가 좋다고 스트라이크를 했네 마네 하면서 웃고 떠들지? 안 해 쇼발.'

같은 것들. 그리고 집에 돌아가 우울한 기분에 침대에 누워서 유튜브 돌아다니면서 우울한 음악 틀고 잠에 들면 금상첨화.



이렇게 써 놓으니 나는 '내 스스로를 참 잘 아는구나' 라는 생각도 든다. 그래, 알면서 못 고친게 벌써 한 7년 되지만, 그래도 모르는 것 보다는 낫다는 생각이 든다. 조금씩 고쳐나갈 수 있다고 진지하게 믿는다. 다이어트도 내년엔 진짜 성공할 것이다. 이 글을 보게 될 나와 같은 잉여들도 내년엔 나와 같이 무언가 해내는 잉여가 되길 진심으로 응원한다.





이런 주제를 떠올릴 때면 그냥 이유없이 생각나는 곡들. Lana Del Rey 음악은 정말 아무 생각없이 보랏빛 물 속에 잠기고 싶을 때 들으면 최고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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